올해 패션의 화두는 ‘화려한 무늬’다. 꽃무늬, 줄무늬, 기하학적 무늬…. 한결 밝아진 색상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무늬 여행을 떠나보자.

 디자이너 이상봉씨는 꽃무늬는 패션의 ‘영원한 테마’라고 말한다. 올해 유행할 꽃무늬는 자연스러움이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정원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피어있는 꽃보다 들과 산에 피어난 이름 없는 꽃처럼 저마다 개성을 간직한, 너무 사실적이지도 않고 단순하지도 않은 모습, 옛날 꽃 벽지를 떠올리면 된다. 꽃 무늬는 다른 무늬와 바탕에 잘 어울리기도 한다. 물 빠진 듯한 바탕에 꽃을 포인트로 끼워 넣는다든지 체크와 결합해 묘한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특히 웬만해선 유행을 타지 않는 남성복에까지 쓰인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해 온 남성용 꽃무늬 셔츠만 봐도 알 수 있다.

 60∼70년대 기하학적 그림을 연상케 하는 무늬도 각광받고 있다. 여러가지 도형과 선을 사용한 무늬는 뚜렷함보다 약간 번진 효과를 주며 입체감을 표현한다. 셔츠나 티셔츠 등 가볍게 입을 수 있는 상의에 많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무늬들은 파스텔톤보다 원색에 가까운 색깔로 선보일 예정이다. 밝은 색상과 함께 어울려 강렬한 느낌을 줄 것이란 분석. 줄무늬 또한 시원하고 청량감을 줄 수 있는 밝은 색이 강세다. 원색의 물감으로 그린 듯한 느낌을 줄 만큼 화려하다. 기존의 줄무늬가 하나의 색만 사용됐다면 올해는 여러가지 색의 줄무늬가 동시에 쓰일 전망이다. 분홍, 주홍, 초록 등 밝은 원색 계열의 줄무늬가 지중해 분위기를 물씬 풍길 예정이다.



 이런 무늬 옷들은 어떻게 입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없다. 소비자의 다양화·개성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런 옷은 이렇게 입어야 한다’는 공식이 깨진 지 오래기 때문이다. 뚱뚱한 사람은 꽃 무늬를 입지 말아야 한다는 금기사항도 통하지 않는다. 디자이너 홍은주씨는 이러한 무늬의 옷들이 오히려 신체의 결점을 감춰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배가 나오거나 팔이 굵은 사람은 작은 무늬로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고, 어두운 얼굴색도 밝은 색깔의 무늬로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파스텔 톤의 무늬는 금방 싫증날 수 있기 때문에 원색의 무늬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영국풍의 체크는 잘못하면 너무 경직돼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전통 체크보다 굵고 얇은 줄이 섞인 변형된 체크를 입어야 세련돼 보인다. 얼굴색이 어두운 남성의 경우 밝은 색깔의 체크를, 상대적으로 얼굴색이 밝은 여성은 어두운 색깔의 체크를 입는 것이 좋다.

 꽃이나 기하학적 무늬는 밝은 색의 하의와 함께 입으면 회사뿐 아니라 휴가지에서도 손색없는 옷차림이 된다. 꽃무늬 셔츠를 입을 때는 조금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꽃무늬 셔츠나 블라우스를 입었다면 그 꽃 무늬에 쓰인 색깔 중 2∼3가지를 선택해 겉옷에 적용해 본다. 꽃무늬 속옷에 단색 겉옷을 입는 것보다 몇가지 색깔로 맞춰 입는 것이 훨씬 세련돼 보인다.

 과거에 셔츠나 티셔츠에 만족했던 줄무늬나 체크 무늬의 경우도 셔츠와 재킷 모두 무늬가 들어간 옷을 입거나 상·하의를 같은 무늬로 과감히 입어본다. 감각이 좀 앞선다고 자신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느낌의 무늬를 섞어 입어 본다.

[자료출처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