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트(무늬) 전성시대다.

계절적으로 봄·여름은 꽃이나 물방울무늬, 줄무늬 등 다양한 프린트가 강세를 보이는 시기지만 올해는 특히 유난스럽다. 프린트 종류나 물량공세로 볼 때 ‘프린트 춘추전국시대’라 할 만하다. 특히 컬러열풍과 겹쳐 한결 두드러지고 화려해졌다.

비키 디자인실의 양일지 실장은 “페미닌룩의 영향을 받은 봄옷은 디자인이 깔끔해진 반면 다양한 프린트로 로맨틱한 아름다움을 살리는 경향”이라며 “웰빙 영향까지 겹쳐 꽃무늬가 초강세”라고 말했다.

올봄 꽃무늬는 블라우스 원피스 스커트 등 여성복은 물론이고 남성들의 셔츠에까지 활약폭을 크게 넓혔다. 은은한 들꽃에서부터 카멜리아, 장미 등 꽃전시회를 옮겨놓은 듯 종류도 다양하며 여름옷으로 갈수록 크기가 커지고 이국적인 꽃이 많아지고 있다. 자잘한 꽃무늬가 들어간 셔츠는 남녀를 막론하고 올봄 필수품으로 부상했고, 하늘거리는 시퐁블라우스도 부담없이 페미닌룩에 동참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반응이 좋다.

꽃무늬가 올봄의 ‘주연’이라면 맛깔스러운 ‘조연’으로는 푸치프린트와 아트프린트가 손꼽힌다.

푸치프린트는 50~60년대 ‘프린트의 왕자’라고 불린 이탈리아 디자이너 푸치가 당시 선보여 대대적인 붐을 일으킨 기하학적이며 화려한 프린트. 올봄 ‘50년대의 재해석’과 맞물려 되살아났으며 새틴이나 실크 등 광택 있는 소재에 다양한 색이 어울려 강렬하고 고급스럽다.

아트프린트의 유혹도 뿌리치기 어렵다. 르네상스시대 회화에서 20세기 팝아트까지 패션디자이너들이 ‘영감의 원천’으로 손꼽는 미술사조가 총출동했고, 일러스트나 드로잉기법을 활용한 유머러스한 프린트도 다채롭다. 명품브랜드 프라다가 봄·여름 컬렉션에서 선보인, 유럽 거리를 옮겨놓은 옷이나 백 등처럼 도시나 바닷가 풍경그림은 보는 이들에게 ‘떠나라’고 유혹하는 듯하다. 여기에 ‘프린트계의 스테디셀러’인 줄무늬나 물방울무늬도 빠지지 않아 어떤 무늬를 고를까 고민스러울 정도다.

프린트옷은 코디법에 따라 ‘촌티’와 ‘세련’의 극단을 오간다. 꽃무늬 셔츠나 블라우스, 아트프린트 티셔츠 등은 허리선이 낮은 로라이즈진과 매치하는 게 유행착장법. 푸치프린트 블라우스는 매끈한 정장과 만날 때 세련돼 보인다.

[출처 :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