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댄서인 J와 열띤 토론이 시작됐습니다. 오랜 시간 운동으로 다져진
그녀의 몸매는 누가 봐도 훌륭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육상선수와 에어로빅선수 출신으로 근육이 ‘장난’ 아니고, 가슴과 엉덩이의
여성스러운 볼륨이 없는 것이 자신의 단점이라나요. 모임에서 가끔 만나는
그녀의 가장 멋진 차림은 지난 여름 큰맘 먹고 구입했다는 오브제 진
원피스였습니다.



상체가 짧게 디자인된 화이트 진 원피스는 여자 키로는 큰 편인 170센티미터를
넘는 J를 돋보이게 했고 구릿빛으로 알맞게 익은 피부와도 시원하게
어울렸습니다. 자신의 단점을 고해하듯 털어놓는 그녀에게 다시 한번 그
원피스를 선택한 센스를 칭찬하고 용기를 북돋아줬습니다. J는 오히려 그
옷이 큰 키를 더 크게 보이게 만들고 너무 눈에 띠는 스타일이라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고 고백합니다.









키가 큰 여성의 장점과 단점은 뭘 입어도 너무 눈에 띈다는 점이죠. 가끔은
귀엽고 여성스러운 차림을 하고 싶다가도 어린애 옷을 입은 듯 어정쩡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올 가을 유행 경향에 맞게 키 큰 여성들이 정장
차림을 하려면 먼저 ‘길이’를 신경써야 합니다. 상의 길이가 많이 짧아진 까닭에
허리선이 높게 디자인된 재킷이 많은데요, 키 큰 여성의 경우 허리 또한 길어
보이기 때문에 상체의 허리선을 정확히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성스러워 보이고 싶어 하이웨스트 블라우스나 재킷을 입으면 하체가 너무
길어 보여 키가 큰 단점을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 스커트 길이도 잘 맞춰야죠.
무릎아래 10~15센티미터 정도로 길게 입어 우아한 분위기를 내세요.
원피스를 입을 때는 굵은 벨트로 확실히 상하를 구분하고요.



기본적으로 키가 큰 체형은 무척 훌륭한 옷걸이가 됩니다. 아예 남성적인
정장차림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1930년대를 흑백스크린을 지배했던
여우 마리네 디트리히, 당시 그녀에게만 허용됐던 카리스마 넘치는 바지정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도 복고풍을 즐기는 한 방법이겠습니다.



[출처 :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