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겉옷은 역시 트렌치코트다.

코팅한 면으로 만든 트렌치코트는 방풍·방수 기능이 있어 찬바람을 막아주고 가랑비 정도는 잘 스며들지 않는다.

패션 경향을 앞서가는 멋쟁이들에게는 약간 평범하고 심심한 옷일 수도 있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트렌치코트 역시 해를 거듭하며 ‘진화’하고 있기 때문. 올해는 특히 짧고 발랄한 트렌치코트가 유행하고 있다.

트렌치코트라면 흔히 말하는 ‘바바리’처럼 길고 치렁치렁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올해의 트렌치코트는 전체 길이도, 소매 길이도 짧아졌다.

재킷처럼 아랫단이 엉덩이 위로 올라오는 짧은 트렌치코트나 반소매·7부 소매 트렌치코트도 흔히 볼 수 있다. 쿠아 김은정 디자인 실장은 “칼라는 넓고 소매는 7부 길이로 여성스러우면서도 경쾌한 느낌의 트렌치코트가 올가을엔 유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딱딱한 디자인의 평범한 트렌치코트는 벗어버리고, 올해 유행하는 짧고 발랄한 느낌의 트렌치코트를 입고 가을 낙엽 쌓인 길을 걸어보자.

#길이는 짧고, 칼라는 넓은 스타일

올해 여성복 브랜드들이 일제히 선보인 트렌치 코트는 길이가 무릎 위로 올라올 정도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재킷만큼 짧은 것도 있지만, 무릎위 10㎝ 정도의 길이를 택하면 무난하게 입을 수 있다. 소매 길이가 짧아진 것도 특징. 여러 가지를 겹쳐입는 레이어드룩의 영향으로 짧은 소매의 재킷·카디건이 유행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소매를 접을 수 있도록 팔 부분에 보조끈이 달려 있어 긴 소매와 짧은 소매 두 가지로 연출할 수 있는 트렌치코트도 올해 주목받는 아이템이다.

긴팔 티셔츠나 셔츠를 입고 7부 소매의 트렌치 코트를 입으면 티셔츠의 팔 부분이 드러나면서 레이어드 효과를 낼 수 있다. 티셔츠와 트렌치코트는 비슷한 색을 피해 대비되는 색으로 택하고, 티셔츠는 줄무늬나 물방울 무늬 등 무늬가 있는 것을 입는 것도 좋다.

칼라가 넓어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보통 트렌치코트의 칼라는 작고 좁아, 세우면 뒷목을 가리는 정도가 보통인데, 올해의 트렌치코트는 칼라가 어깨에 닿을 정도로 넓다. 넓은 칼라는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고, 단추를 모두 채우면 목을 감싸는 하이넥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이 밖에 아랫단에 주름을 잡아 전체적으로 항아리(또는 튤립) 모양의 트렌치코트, 아랫단을 사선으로 처리하거나 화려한 무늬가 프린트된 스타일도 등장했다.







◇허리에 에나멜 벨트로 포인트를 준 트렌치코트(왼쪽)와 튤립 스타일의 롤업 트렌치코트.


#벨트·스카프로 허리에 포인트를

보통 트렌치코트의 벨트는 코트와 같은 천으로 만들어 버클을 단다. 그러나 올해는 벨트를 다른 색상이나 소재로 만들어 포인트를 준 제품이 많다. 베이지나 회색 등 연한 컬러의 트렌치코트에 검정이나 퍼플 등 진한 색의 벨트를 매면 허리가 잘록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원래 달려 있는 벨트 대신 에나멜이나 동물가죽 등 독특한 소재의 벨트를 매는 것도 올해의 유행이다. 벨트 대신 스카프나 리본을 매서 우아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도 좋다. 벨트를 거추장스러워 하며 매지 않고 그냥 앞섶을 열어놓고 걸쳐 입는 사람도 많은데, 올해 나온 트렌치코트는 대부분 허리를 조여서 날씬해보이도록 디자인된 것인 만큼 벨트를 매고 입는 편이 멋스럽다. 다만 허리가 굵은 체형은 벨트를 매면 더 뚱뚱해 보여 벨트가 없고 단추가 한 줄로 달린 싱글 트렌치코트가 날씬해 보인다.

#코디와 관리는 이렇게

트렌치코트의 길이가 짧아진 만큼, 같이 입는 상하의도 경쾌한 분위기로 연출하는 것이 좋다. 하의는 일자바지나 일자스커트 등 평범하고 심심한 스타일보다는 미니스커트, 숏팬츠, 레깅스 등을 같이 입어 주면 전체적으로 발랄한 느낌이 돋보인다.

아랫단이 풍성한 튤립형 트렌치코트는 그 자체로 원피스를 입은 것처럼 보이므로, 안에는 달라붙는 미니스커트나 레깅스 딱 붙는 스키니진 등을 입어 코트의 풍성함을 강조해 준다. 단, 칼라가 넓고 아래가 풍성한 트렌치코트는 몸집이 작은 사람에겐 무거워 보일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색상 매치도 중요한데, 베이지나 남색 등 고전적인 색의 트렌치코트 안에는 블랙이나 화이트 등 차분한 색의 상하의를 입고, 레드·와인색·원색 등 튀는 색의 트렌치코트 안에는 녹색·흰색 등 선명한 색의 옷을 입어 코트의 색상을 돋보이게 해 준다.

가을 분위기를 살리고 싶다면 트렌치코트 위에 긴 손뜨개 니트 머플러를 둘러주면 된다. 풍성한 숄과 화려한 스카프도 트렌치 코트에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베레모나 중절모를 매치하면 더 멋스럽다. 트렌치 코트는 관리도 중요하다. 면을 코팅한 것이어서 이물질이 묻었을 때 비비면 코팅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물수건으로 가볍게 닦아내는 것이 좋다. 드라이클리닝을 할 때도 버클 부분이 변색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버클 부분에 은박지나 비닐을 씌워서 맡긴다.

[자료출처 :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