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옷을 꺼내 입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여성들은 그동안 유행한 여성스러운 치마와 딱 달라붙는 스키니 팬츠 대신 풍성하고 멋스러운 바지를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여성미 넘치는 하늘하늘한 치마는 사시사철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이템이지만, 가을엔 바람에 날리거나 차가운 기운이 치마 밑을 파고드는 불편함이 있다. 패션 전문가들은 올가을에는 치마보다 바지를, 특히 중성적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남성복 스타일의 바지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신원 이은미 디자인 실장은 “최근 유행하는 복고풍과 매니시 룩의 영향으로 여성복에서도 남성복 비슷한 통바지가 인기를 얻고 있다”며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나 일자 바지는 남성적인 강인함과 여성적인 도도함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어 직장 여성들에게 적합한 아이템”이라고 추천했다.

# 통 넓은 와이드 팬츠

와이드 팬츠는 허리와 허벅지 부분은 여유가 있으면서 아랫단이 매우 넓어 퍼지는 느낌을 주는 바지다. 허리 부분에 주름을 잡아 입었을 때 편안한 착용감이 특징이다. 하지만 자칫 뚱뚱해 보일 수 있도 있느니 상의는 몸에 꼭 맞게 입는 것이 좋다. 이때 상의 어깨나 소매 부분에 장식이나 주름 등으로 포인트를 주면 엑스 라인이 만들어지면서 허리선이 더욱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와이드 팬츠의 상의로 엉덩이를 덮는 치렁치렁한 느낌의 니트나 티셔츠는 뚱뚱해 보이므로 피한다.

와이드 팬츠는 남성적이면서 멋스러운 느낌을 준다. 특히 서스펜더(멜빵)가 달린 것을 선택하면 올가을 유행하는 중성적이면서 발랄해 보이는 톰보이(tomboy)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키가 작은 사람이 굽 높은 신발을 신어도 바지에 가려져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키 작은 사람이 지나치게 넓은 바지를 선택하면 부담스러운 데다 사람이 옷에 끌려가는 느낌을 주므로 피해야 한다.







섹시한 걸 정장 일자 팬츠.(왼쪽)도도한 걸 7부 배기 팬츠.


# 넉넉한 스타일의 배기 팬츠

허리선에서 바짓단까지 통이 서서히 넓어지는 와이드 팬츠와 달리 배기 팬츠는 허벅지 부분을 부풀려 강조하고, 무릎 아래로는 통이 좁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승마 바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긴 바지 뿐만 아니라 종아리까지 오는 7부, 발목까지 오는 9부 바지 등 스타일이 다양하다.

올해 여러 브랜드들이 선보인 배기 팬츠는 데님과 모직 등 소재도 다양하고 체크·스트라이프· 물방울 무늬 등으로 패턴도 다양하다. 배기 팬츠에 헐렁한 하얀 셔츠, 서스펜더를 함께하면 올해 유행하는 매니시 룩을 간편하게 완성할 수 있다.

코오롱패션 김은정 실장은 “올해는 직선적인 실루엣, 짧은 헤어스타일 등 ‘소년 같은 여성’이 여성 패션의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복고풍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7부 배기 팬츠와 조끼, 머플러, 베레모 등을 이용해 소년의 느낌을 연출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복고 스타일에는 발끝이 뾰족한 구두나 작은 핸드백은 어울리지 않는 만큼 부츠나 굽이 낮은 신발, 커다란 가방으로 마무리한다.

# 날씬해보이는 일자 팬츠

통 넓은 바지가 자신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면, 엉덩이에서 발목까지 라인이 일자로 보이는 일자 바지를 선택하자.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달라붙는 스키니 스타일은 여성스러운 멋은 있지만, 올가을 유행인 매니시룩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일자 바지는 본인의 체형에 잘 맞는지 반드시 입어보고 구입해야 한다. 일자 바지는 중성적

인 느낌의 하얀 셔츠나 단순한 디자인의 니트로 깔끔하게 연출하는 것이 좋고, 이 위에 금속 소재나 눈에 띄는 색상의 가느다란 벨트로 포인트를 주면 세련돼 보인다. 직장인이라면 무채색의 일자 바지 정장을 한 벌 구입하면 니트나 셔츠, 티셔츠와 매치해 여러 가지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 컬러는 무채색으로

올해 유행하는 팬츠의 스타일은 다양하지만 색상은 역시 블랙 등 무채색이 강세다. 모그의 김수향 디자인실장은 “이번 가을에는 블랙 컬러가 유행의 정점을 이룰 것”이라며 “서로 다른 소재의 다양한 블랙 컬러를 사용해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 보이게 하는 것도 좋은 코디법”이라고 설명헀다. 같은 블랙이라도 모직, 데님, 실크 등으로 소재가 다르면 다른 색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또 진감색, 진회색, 은색 등 무채색에 가까운 색상들을 블랙과 매치하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회색도 짙고 옅은 정도에 따라 수십 가지의 색이 있는 만큼 옷을 선택할 때 마음에 드는 회색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무채색으로만 코디한 패션이 너무 심심하게 보인다면 골드와 실버 등 금속 느낌의 반짝이는 색상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다.

[자료출처 : 세계일보]